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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정치

북한 통일각 현판 '판문관'으로, 그 의미와 배경

by 폴리조커 2025.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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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북측 건물의 이름을 ‘통일각’에서 ‘판문관’으로 변경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남북관계에 대한 관심이 다시 집중되고 있다.

 

이 단순한 명칭 변경은 사실상 북한의 ‘통일 지우기’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특히 2023년 말 김정은이 선언한 ‘적대적 두 국가론’ 이후 북한의 일련의 조치들과 맞물리면서, 단순한 상징적 행보 그 이상으로 받아들여진다.

 

(출처: 머니투데이)

통일각은 어떤 장소였나?

‘통일각’은 1985년 김정일의 지시로 건설된 북측의 남북회담 전용 건물이다.

남측의 ‘평화의 집’에 대응하며, 남북이 회담을 진행하던 상징적 공간이기도 하다.

 

특히 2018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곳에서 회담을 진행하면서 ‘평화의 아이콘’으로 부각됐다.

 

또한 북미 정상회담 실무협상이 열린 장소로도 활용돼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왜 이름을 바꿨을까?

통일부에 따르면, 2024년 1월 북한은 통일각의 현판을 철거했고, 같은 해 8월 ‘판문관’이라는 새 현판을 설치했다.

이는 2023년 12월 김정은이 선언한 ‘적대적 두 국가론’의 실질적 후속 조치로 해석된다.

 

“북한은 더 이상 대한민국을 통일의 상대가 아닌, 적대적인 완전 별개의 국가로 본다.” – 김정은 (2023년 최고인민회의 연설)

 

통일부는 이를 두고 북한이 통일 관련 개념을 제도적으로 제거하는 과정이라며 “의도적인 통일 지우기”라고 분석했다.

 

 ‘통일 지우기’의 구체적 사례들

  • 통일각 → 판문관으로 명칭 변경
  • 북측 JSA에서 ‘통일’ 관련 비석 철거
  • 북한 헌법과 애국가에서 ‘통일’ 표현 삭제
  • 한반도 지도에 남한 부분 공백 처리
  • 지하철 ‘통일역’ → ‘모란봉역’으로 개명
  • JSA 군 재무장 (2018년 남북 비무장 약속 파기)
  • 남북 연결 도로 및 철도 폭파 (2023년, 약 1,800억 원 규모)

이러한 변화는 북한이 더 이상 ‘하나의 민족, 하나의 국가’라는 기존 노선을 폐기하고, 남한을 영구히 분리된 적대 국가로 대우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적대적 두 국가론이란?

‘적대적 두 국가론’은 김정은이 공식화한 노선으로, 대한민국을 더 이상 통일의 대상이나 협력 파트너로 보지 않고, 적대적 외교·군사 경쟁 상대로 규정한 것이다.

 

이로 인해 북한은 향후 남북교류, 평화협정, 민족공조 같은 개념 자체를 삭제하고 내부적으로는 자국 중심주의를 강화하며, 외부적으로는 중국·러시아 등 새로운 동맹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입장은?

우리 정부는 북한의 이런 일련의 조치를 남북 간 평화노력에 대한 명백한 퇴행으로 간주하고 있다.

통일부는 “북한이 스스로 통일을 포기하고, 민족공조 노선을 폐기한 것”이라며 향후 남북관계를 냉정하고 현실적으로 재정립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정리하며

통일각은 더 이상 ‘통일’을 이야기하는 장소가 아니다.

판문관이라는 새 이름은 북한이 “우리는 너희와 하나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건물 이름부터 제도, 지도, 언어에까지 체계적으로 퍼뜨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한 상징 조치 그 이상이다.

그것은 김정은 체제의 대남전략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는 신호이며, 향후 남북관계가 과거의 협력 기반이 아닌, ‘국가 간 냉전형 경쟁 구도’로 전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제는 ‘남북 대화’라는 키워드보다 ‘국제 전략 속의 한반도 질서’라는 큰 틀에서 이 문제를 바라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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