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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치

소림사 주지 스융신 체포…그가 지키던 건 불교인가, 권력인가?

by 폴리조커 2025.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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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복 입은 CEO'로 불리던 소림사 주지 스융신(释永信·가운데)이 횡령 등 혐의로 구속됐다 출처:에포크타임즈

 

‘승복 입은 CEO’, ‘정치 스님’, ‘불교계 재벌’.

모두 스융신(釋永信)을 설명하는 별명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 앞에 ‘구속된’이라는 수식어가 붙습니다.

38년간 중국 불교계를 쥐락펴락한 그가 결국 형사 범죄 혐의로 낙마했습니다.

왜 지금 체포되었고, 그가 상징하던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그리고 이 사건이 중국 정치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이 문제를 살펴보겠습니다.

 

1. 스융신, 누구인가?

스융신은 1981년 소림사에서 출가해 1999년 정식 주지 자리에 올랐습니다.

이후 약 40년 가까이 소림사를 불교 명소이자 수익 중심의 상업 브랜드로 탈바꿈시킨 장본인입니다.

국내외 무술 공연, 호텔 사업, 입장권 수입, 브랜드 상품화 등 소림사 연간 수익은 수백억 원에 달했습니다.

 

그는 단지 승려가 아니었습니다.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를 4차례나 지냈고, 중국불교협회 부회장을 맡으며 사실상 중국 공산당 체제 내 종교 통제 시스템의 핵심 인물로 활동했습니다. 일부 언론은 그를 "통일전선공작부 산하 종교 기획자"라고까지 평가합니다.

 

2. 끝내 무너진 보호막… 왜 지금 체포됐나?

스융신은 2015년부터 지속적으로 부패 및 성추문 의혹에 시달려 왔습니다.

그러나 매번 “증거 불충분”이라는 이유로 법망을 피했습니다.

그 배경에는 장쩌민 계열 고위 간부 리창춘과의 유착이 있었다는 분석이 유력합니다.

 

하지만 최근 몇 달 사이 판세가 달라졌습니다.

그의 보호막이던 국가종교사무국 전 국장 왕쭤안이 비공식 조사 대상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통일전선공작부 내부 인사도 크게 바뀌었습니다. 결국 스융신은 지난 7월 25일 밤, 횡령과 부적절한 성관계 혐의로 구속되었습니다.

 

3. 성추문과 부패 의혹, 결국 폭발하다

소림사 관리처 발표에 따르면 스융신은 사찰 자산과 프로젝트 자금을 유용했으며, 여러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했고, 자녀까지 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10년 넘게 제기된 고발과 루머가 실제로 사실로 확인된 셈입니다.

 

이미 5월부터 소림사 운영은 덩펑시 및 정저우시 당국이 직접 개입하여 통제하고 있었고, 스융신은 출국이 금지된 상태로 비공식 조사를 받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4. 단순한 추락이 아닌 ‘권력 구조의 균열’

스융신의 체포는 단지 종교계 부패 사건이 아닙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중국 공산당 권력 구조의 미세한 균열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특히 시진핑 체제가 내부 재정비 또는 권력 약화를 겪고 있다는 신호로 보는 시각이 강합니다.

 

이유 1: 통전부 내부 권력 변화 종교·민족·이데올로기를 총괄하는 통일전선공작부는 시진핑 체제의 핵심 조직입니다.

이 조직의 고위층에 변화가 생기고, 종교사무국도 재편되면서 종교 통제 기조가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유 2: 소림사 자산을 둘러싼 권력 다툼 스융신이 10년 넘게 쌓아온 자산—호텔, 입장권 수입, 브랜드 사용권 등—을 둘러싸고 지방 정부 및 중앙 권력 간의 이권 싸움이 벌어졌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즉, 그가 무너진 것은 '부패' 때문이 아니라, 권력 간부들과의 이해관계가 어긋났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5. 시진핑 체제, 균열인가 재편인가?

스융신은 시진핑의 ‘일대일로’ 홍보에도 적극 동참했던 인물입니다.

종교인을 앞세워 체제를 미화하던 전략이 이제는 ‘부패 청산’이라는 명분 아래 자산 회수 및 정치적 재정비로 바뀐 것입니다.

 

이는 시진핑 체제가 과거 정치적 자산을 청산하고 새로운 체제 정비에 나선다는 신호로도 해석되며, 한편으로는 권력 내부 균열로 인해 통제가 무너지고 있다는 징후로도 읽힙니다.

 

6. 결론: 소림사와 스융신, 그리고 중국의 종교

스융신은 종교를 통해 권력을 얻었고, 권력을 통해 종교를 통제했습니다.

그러나 그 끝은 세속적 탐욕과 체제 내 정치 갈등으로 무너진 것입니다.

 

중국에서 종교는 신앙의 공간이 아니라, 체제를 위한 장치에 불과했습니다.

그리고 이 장치는 지금 ‘불량품’으로 판정받아 버려졌습니다.

스융신의 몰락은 단지 한 승려의 몰락이 아니라, 시진핑 시대 종교 통치 구조의 모순이 드러난 사례로 기록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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