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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치

일본 금리 인상에도 '엔저'가 지속되는 이유는?

by 폴리조커 2025.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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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와 달러화 출처: 연합뉴스

 

2025년 12월, 일본은행(BOJ)은 30년 만에 기준금리를 0.75%로 인상하며 상징적인 '0.5% 벽'을 깼습니다.

이는 1995년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이 수준까지 올린 조치였으며, 장기적인 초저금리 정책의 방향 전환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시장의 반응은 예상과 달랐습니다.

금리 인상이라는 전통적인 긴축 조치에도 불구하고 엔화 가치는 오히려 하락세를 보였고, 달러·유로 대비 엔화 환율은 각각 157엔, 184엔대를 넘어서며 유로화 대비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일본의 금리 인상 배경부터, 시장 반응, 그리고 엔저가 지속되는 근본적인 이유까지 차근차근 풀어보겠습니다.

 

1.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 30년 만의 변화

일본은행은 2025년 12월 19일, 기준금리를 기존 ‘0.5% 정도’에서 ‘0.75% 정도’로 0.25% 포인트 인상했습니다.

이는 일본이 장기간 유지해온 초저금리 기조에서 벗어나려는 신호로 해석됐습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경제와 물가 상황에 따라 회의마다 적절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며, 지속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중립금리 수준에 대해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라고 밝혀, 추가 인상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습니다.

 

2. 시장의 반응: 실망과 차익실현, 그리고 엔화 매도

금리 인상 발표 직후, 시장에서는 오히려 엔화 매도세가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환율은 1달러당 157.70엔까지 치솟았고, 유로 대비 환율은 184엔대 후반을 기록하며 1999년 유로 도입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흐름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 예상된 인상 → 차익실현 매물 출회
  • 매파(긴축)적 메시지 부재 → 시장 실망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이 예상보다 신중한 태도를 취하면서, 추가 인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시장에 전달하지 못했다고 분석합니다. UBS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아다치 마사미치는 “금리 인상 사이클이 조만간 끝날 수도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라고 평가했습니다.

 

3. 엔저가 계속되는 구조적 이유는?

그렇다면 왜 일본은 금리를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엔화는 여전히 약세를 보이는 것일까요?

여기에는 구조적인 이유들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① 금리 수준이 여전히 너무 낮다

현재 일본의 기준금리는 0.75%. 반면 미국은 3.50~3.75%, 유럽은 약 4%대입니다.

이처럼 금리 격차가 너무 크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엔화를 보유할 유인이 적습니다.

② 실질 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

일본의 물가상승률은 약 3% 수준인데, 금리는 0.75%입니다.

이는 실질금리가 -2.25%라는 뜻이죠.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인 통화는 보유할 가치가 낮다고 평가됩니다.

③ 금리 인상의 연속성에 대한 시장의 불신

우에다 총재는 "회의마다 결정하겠다"고 했지만, 이는 시장에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습니다.

④ 엔캐리 트레이드 구조

일본의 저금리를 이용해 엔화로 빌려 외국 통화에 투자하는 엔캐리 트레이드는 오랫동안 지속돼 왔습니다.

지금처럼 금리가 약간 오르는 것으로는 이 구조가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4. 전문가 전망은 엇갈려…엔저 지속 vs 엔고 반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향후 엔화 흐름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일부는 “우에다 총재의 신중한 자세가 유지된다면 엔저가 더 진행될 것”이라고 보며, 다른 한편에서는 “미국과 일본 간 금리차가 점차 줄어들면서 1년 내에 엔고(엔화 강세)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됩니다.

 

특히 미국이 내년부터 금리 인하 사이클에 들어설 경우, 상대적으로 일본 금리가 덜 낮아지며 자연스럽게 엔화가 강세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5. 정리: 일본의 긴축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

이번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은 상징적인 조치일 뿐입니다.

실질적으로는 여전히 저금리 국가이며, 시장은 일본의 긴축 정책이 계속될 것인지, 아니면 단발성 조치로 그칠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엔화의 약세가 구조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이유는 단지 금리 수준의 문제만이 아니라, 시장 신뢰와 정책의 명확성 부족, 그리고 글로벌 자금 흐름에 대한 일본의 매력도 하락에서 기인합니다.

 

향후 일본은행이 보다 명확하고 지속적인 긴축 메시지를 낼 수 있다면, 엔저 흐름도 점차 진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선 ‘신중한 통화정책’ 기조가 계속되는 한, 엔저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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