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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치

일본 국회의원 9% 감축, 진짜 개혁인가? 보여주기인가?

by 폴리조커 2025.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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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의원 [사진 연합뉴스]

 

2025년 11월 일본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자민당과 일본유신회가 중의원 의원 정수를 9% 감축하는 법안을 연내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총 465석 중 최소 45석을 줄이겠다는 이 움직임은 ‘정치 쇄신’이란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꽤 복잡한 정치적 셈법이 숨어 있다.

 

국회의원 감축안의 핵심 내용

  • 중의원 정수 465석 중 45석 이상 감축
  • 법안은 2025년 임시국회(12월 17일 종료 예정) 내 제출
  • 정수 감축 방식은 향후 1년간 여야 협의로 결정
  • 합의가 안 될 경우 비례대표 의석 50석 감축을 법안에 명시하자는 유신회의 주장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일본 정치사에서 보기 드문 대규모 의원 정수 개편이 현실화된다.

그러나 단순히 '줄이자'는 구호만으로 끝날 수 없는 것이 바로 정치다.

 

왜 지금 국회의원 정수를 줄이려 하는가?

1. 국민 여론을 의식한 '개혁' 퍼포먼스

일본 국민 사이에서 국회의원에 대한 불신은 꽤 오래전부터 누적되어 왔다.

높은 세비, 낮은 생산성, 연이은 정치 스캔들은 국회 전체의 신뢰를 떨어뜨렸다.

국민은 말한다. “우리 세금으로 하는 일은 뭐냐?”

 

이 상황에서 국회의원 정수 감축은 국민을 향한 일종의 퍼포먼스다.

‘정치인도 희생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지며 민심을 되돌리려는 시도다. 특히, 자민당은 각종 정치 스캔들로 이미지 회복이 절실한 상황이다.

2. 연립 여당 구성의 결과물

이번 감축안은 자민당과 일본유신회 간 연립 정부 구성 협상에서 도출된 결과이기도 하다.

유신회는 선거 때부터 국회의원 수 감축, 정치 비용 절감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고, 이를 자민당이 수용하며 협치의 명분을 강화한 것이다.

3. 총리의 ‘희생 리더십’ 연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최근 자신의 급여를 월 최대 115만 엔(약 1000만 원) 자진 삭감하겠다고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새벽 3시에 관저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워라밸은 버리고 일하겠다’는 선언도 했다.

국회의원 감축 역시 이 ‘솔선수범’ 리더십 전략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감축안의 함정은?

1. 비례대표 축소는 소수당 죽이기?

유신회는 1년 안에 정수 감축 방안이 정해지지 않으면 비례대표 의석 50석을 줄이자는 단서 조항을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이것이 지역구 기반이 약한 소수 야당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비례대표는 여성, 청년, 장애인 등 다양한 배경의 인물을 정치권으로 진입시키는 통로다.

이 축소는 정치의 다양성과 대표성 약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2. 진짜 개혁은 구조에 있다

의원 숫자만 줄인다고 해서 정치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정치자금 투명성, 세비 산정 기준, 윤리 규정 강화 등 실질적인 제도 개편이 병행되어야 한다.

지금의 감축안은 겉으로는 개혁을 외치지만, ‘보여주기용 정치 퍼포먼스’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3. 여야 협상, 결론 낼 수 있을까?

현재 야당들은 비례대표 축소에 강한 반감을 보이고 있다.

유신회의 주장대로 법안을 통과시키려면 여야 협의가 필수지만, 정치적 셈법이 다르기 때문에 진통이 예상된다.

법안 통과와 실행까지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앞으로의 전망

이번 감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일본 정치는 일정 부분 ‘슬림화’될 수 있다.

그러나 그 변화가 진짜 개혁이 되려면:

  • 다양한 정치세력의 진입 장벽을 높이지 말 것
  • 투명한 정치자금 사용과 윤리 기준을 명확히 할 것
  • 국민 참여 기반을 확대하고 소통 구조를 개편할 것

단순히 국회의원 숫자만 줄이는 것이 아니라, 정치가 신뢰를 회복하는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 감축안은 ‘인기 끌기용 이미지 정치’로 기억될 뿐이다.

 

맺으며

일본의 9% 국회의원 감축은 시대적 요구에 대한 응답이자 정치적 타협의 산물이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정치 쇄신을 위해선 숫자보다 가치와 구조를 바꾸는 용기가 더 중요하다.

 

일본 정치가 이번 개혁을 계기로 다시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지,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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