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조용한 신라의 고도 경주가 갑자기 세계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할 예정입니다.
이유는 단 하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년 만에 얼굴을 마주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한국 땅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말입니다.
경주 APEC은 이미 한미 정상회담, 한중 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여기에 미중 정상회담까지 더해지면서 ‘동북아 외교 올림픽’이라 불릴 만큼 상징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 회담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세계 외교의 흐름을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입니다.
1. 트럼프와 시진핑, 6년 만의 만남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마지막 대면은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미중 무역전쟁, 코로나 팬데믹, 대만 해협 긴장, 기술 패권 경쟁까지… 두 정상의 공백기 동안 세계는 극적으로 요동쳤습니다. 그만큼 이번 만남은 재개이자 동시에 시험대입니다.
트럼프는 사회관계망서비스인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시진핑 주석과 생산적인 통화를 마쳤다”며 APEC에서 만남을 공식화했습니다. 그는 내년 초 중국을 방문하겠다고 밝혔고, 시 주석도 적절한 시기에 미국을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미중 관계가 다시 상호 방문 외교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2. 통화에서 논의된 의제들
이번 전화 통화는 단순한 인사치레가 아니었습니다.
두 정상은 다음과 같은 주요 현안을 짚었습니다:
- 무역 갈등: 여전히 양국 간 최대 갈등 요인. 트럼프는 무역 협의를 긍정적으로 언급했고, 시 주석은 미국의 일방적 제한 조치를 자제하라고 뼈 있는 말을 던졌습니다.
- 펜타닐: 미국 사회를 뒤흔든 마약 문제는 미중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이는 국제 질서에 대한 두 강대국의 책임을 묻는 부분입니다.
- 틱톡 매각: 중국의 대표 플랫폼 틱톡의 미국 사업권 매각 문제에서 ‘사실상 합의’가 이뤄졌다는 점이 주목됩니다.
3. 경주가 주목받는 이유
경주는 본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유명한 도시입니다.
하지만 이번 APEC에서는 문화재가 아니라 정상들의 손잡기 장면이 세계 언론의 톱을 장식하게 될 것입니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한 도시에서 동시에 열리는 것은 매우 드문 일입니다.
즉, 경주는 단숨에 세계 외교의 중심 무대가 됩니다.
특히 한국 입장에서는 미중 양국을 동시에 맞이하며 전략적 균형 외교를 과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4. 미중 정상회담의 의미
이번 회담의 의미를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 복원: 6년간 끊어진 정상 외교의 복원.
- 시험: 무역·안보·기술 경쟁 등 갈등 현안 해결 능력 시험대.
- 균형: 협력과 경쟁을 동시에 담아낼 수 있는 균형 외교의 시험무대.
물론 양국은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시 주석은 미국의 군사력 견제와 기술 제재에 불편함을 드러냈고, 트럼프 역시 중국의 군사력 증강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못박았습니다. 협력과 갈등이 교차하는, 마치 줄타기 같은 외교가 예고되는 이유입니다.
5. 한국 외교의 기회
경주 APEC은 우리 한국에게도 역사적 기회입니다.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늘 선택을 강요받아왔습니다.
그러나 이번엔 양국 정상 모두 한국 땅에서 만난다는 점이 다릅니다.
이는 한국이 중재자이자 플랫폼 제공자로서 역할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한미 정상회담, 한중 정상회담에 이어 미중 정상회담까지 이어지는 구조 속에서 한국 외교는 단순한 조연이 아닌 무대 감독에 가까운 위치를 차지하게 됩니다.
6. 세계 외교의 바로미터
APEC은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라는 이름 그대로 경제 중심 포럼이지만, 이번 경주 회의는 경제를 넘어 안보·외교의 바로미터가 될 것입니다.
틱톡 매각 문제는 디지털 경제, 펜타닐은 글로벌 보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국제 안보와 직결됩니다.
경주 APEC은 결국 경제+안보+기술이 교차하는 종합 무대가 되는 것입니다.
7. 전망: 웃을까, 찡그릴까
트럼프와 시진핑의 만남은 “미소 외교”로 끝날 수도 있고, “찡그림 속 대화”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회담의 장면 자체가 주는 메시지입니다.
6년 만에 손을 맞잡는 장면은 국제사회에 “미중이 대화의 문을 열었다”는 신호를 줍니다.
그것만으로도 시장과 외교 지형에 큰 파급력을 가질 것입니다.
결론: 경주 APEC은 세계 외교의 시험대
경주는 곧 세계 외교의 바로미터가 됩니다.
트럼프와 시진핑의 만남은 단순한 정상회담이 아니라, 미중 갈등의 방향을 가늠하고 글로벌 외교의 향배를 결정할 중요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우리 한국은 그 무대를 제공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전략적 입지를 새롭게 구축할 수 있습니다.
역사는 늘 특정한 장소에서 쓰여집니다.
이번에는 신라의 고도 경주에서, 세계 외교사의 한 장면이 펼쳐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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