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북한 정치

김정은 중국 열병식 참석과 다자외교 데뷔의 의미와 배경

by 폴리조커 2025. 8. 28.
반응형

북한은 지난 14일 평양 개선문광장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조국해방(광복) 80주년 경축대회가 열렸다고 조선중앙 TV 가 15일 보도했다. [연합] 출처: 헤럴드경제

 

 

2025년 9월, 전 세계 외교가의 이목은 베이징 톈안먼 광장으로 쏠렸습니다.

중국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 열병식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이번 참석은 단순한 외교 이벤트가 아닙니다.

김정은 집권 후 처음으로 다자 외교 무대에 등장했다는 점, 그리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했다는 점에서 그 상징성은 큽니다.

 

외신들은 이를 두고 “획기적”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의미를 조명했습니다.

오늘은 이 문제를 다뤄봅니다.

 

66년 만의 전승절 참석, 왜 중요한가?

북한 최고 지도자가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한 것은 1959년 이후 66년 만입니다.

2015년에도 북한 대표단이 참석했지만, 최룡해 비서가 대신한 것이 전부였고, 이번처럼 김정은 본인이 직접 참석한 것은 처음입니다.

 

이는 북한이 단순히 의례적으로 중국과의 관계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중국과의 밀착을 공식화하는 무대로 해석됩니다. 특히 김정은의 방중은 2019년 이후 무려 6년 만입니다.

 

BBC는 이를 “획기적(landmark)”이라고 표현했고, CNN은 “시진핑·푸틴·김정은이 톈안먼 성루 위에서 단체사진을 찍는 장면은 독재 정권 3국의 단결을 보여주는 무대”라고 평가했습니다.

 

북·중 관계의 복원

최근 몇 년간 북한은 러시아와 밀착하는 모습이 두드러졌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한은 무기와 인력을 제공했고, 그 대가로 식량·원유·현금·기술 등을 받아왔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북·중 관계는 다소 소홀해졌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최대 무역 상대국은 여전히 중국입니다.

김정은 입장에서는 러시아와의 협력을 유지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를 다시 다지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북한은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번 전승절 참석은 바로 그 관계 회복의 신호탄으로 읽힙니다.

 

김정은의 다자 외교 데뷔

김정은은 집권 후 시진핑, 푸틴, 트럼프, 문재인 전 대통령 등과 회담을 한 적이 있지만, 모두 양자 회담이었습니다.

이번 전승절 참석은 그가 처음으로 다자 정상급 외교 무대에 데뷔한 순간입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를 “김정은에게 다자 외교 데뷔의 기회를 제공한 무대”라고 평가했습니다.

국제 사회에서 북한이 고립된 이미지를 벗고, 최소한 북중러 축의 일원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대미 협상을 위한 포석

중요한 포인트는 이번 행보가 단순히 북중 관계 회복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김정은은 시진핑과 손잡은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트럼프와의 대화 재개를 위한 포석을 깔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김정은과 다시 대화할 수 있다”는 의향을 내비쳤습니다.

이 시점에 김정은이 시진핑과 나란히 서는 모습은 북미 협상에서 자신의 협상력을 높이는 카드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화여대 레이프-에릭 이슬리 교수는 “김정은은 힘 있는 위치에서 트럼프와의 대화를 재개하려 한다”며, 열병식 참석은 이를 위한 눈에 띄는 방법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북·중·러의 전략적 계산

이번 장면은 단순한 세 나라 정상의 만남이 아닙니다.

각국의 전략적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입니다.

  • 북한: 중국과 관계 회복 → 경제난 완화 + 미국과 협상에서 협상력 강화
  • 중국: 전승절 80주년을 통해 동맹국 결집 → 미국 주도의 국제 질서에 맞서 세력 과시
  • 러시아: 전쟁 고립 탈피 → 북한과 중국을 끌어들여 ‘반미 연대’ 강화

즉, 김정은의 다자 무대 데뷔는 세 나라 모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입니다.

 

앞으로의 전망

김정은의 이번 전승절 참석은 여러 가지 함의를 남겼습니다.

  • 북한의 대중 의존도 강화 → 경제 회생의 실마리
  • 북중러 축의 가시화 → 국제 정치에서 신냉전 구도의 심화
  • 트럼프와의 대화 가능성 부각 → 북미 협상 재개의 신호탄

그러나 동시에 위험도 존재합니다.

미국과 서방 세계는 북중러의 밀착을 경계하고 있으며,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한 정황 때문에 제재 강화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맺음말: 김정은의 선택, 전략적 승부수

김정은의 전승절 참석은 단순한 외교 이벤트가 아니라, 북한의 외교 전략 전환점으로 기록될 만한 사건입니다.

북중 관계 회복, 러시아와의 밀착 유지, 미국과의 협상 카드 마련까지 여러 목표를 동시에 겨냥한 행보이기 때문입니다.

 

66년 만의 전승절 참석을 통해 김정은은 “북한은 여전히 외교 무대의 플레이어”임을 국제 사회에 과시했습니다.

향후 그의 전략이 북한의 미래를 어디로 이끌지, 그리고 북미 관계가 어떻게 재편될지 주목할 시점입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