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총리 ‘깜짝 참석’이 말해주는 한일관계의 신호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19일 도쿄에서 열린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리셉션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6월 19일, 도쿄 한복판에서 열린 한일 수교 60주년 기념 리셉션.

예상치 못한 순간, 일본 총리 이시바 시게루가 단상에 올랐습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 직후, “서로 손잡고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가자”는 말로 축사를 마무리했습니다.

단순한 축사일까요? 아니면 더 깊은 의미가 있는 외교적 신호일까요?

 

깜짝 등장, 그 속의 외교적 메시지

이시바 총리의 이번 ‘깜짝 등장’은 일본 외무성이 애초에 영상 메시지를 제안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이례적입니다.

일본 측은 당초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이 대통령이 한국에서 영상 메시지를 보낸 만큼, 자국도 비슷한 방식으로 대응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이시바 총리는 생각을 바꿨습니다. 그는 왜 직접 왔을까요?

 

그 배경엔 단순한 외교 제스처가 아니라,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 스타일과 한일관계 접근 방식에 대한 일본 정부의 신뢰 회복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 스타일: 실용주의와 균형감

이재명 대통령은 한일관계에 있어 기존의 진보 성향 정치인들과는 다소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는 첫 한일 정상회담에서 민감한 과거사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안보 협력, 경제 연대, 미래지향적 파트너십에 무게를 두었습니다.

 

특히 일본 측이 민감하게 여기는 ‘강제징용 배상’, ‘위안부 문제’ 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실무선 논의로 넘기는 방식은 일본 외교라인에 “대화 가능한 상대”라는 긍정적 신호를 보낸 셈입니다.

 

외교의 키워드: 과거는 묻되, 미래는 연다

이재명 대통령은 수교 60주년 기념 영상 메시지에서도 “양국 미래세대가 좋은 관계를 이어가길 바란다”며 ‘과거의 교훈을 기반으로 미래를 바라보자’는 기조를 유지했습니다.

 

이처럼 균형 잡힌 메시지는 이시바 총리의 마음을 움직였고, 실제로 그의 리셉션 참석은 첫 정상회담 직후 확정됐습니다. 이 대통령과의 상호 트윗 태그도 이를 뒷받침하죠. 디지털 외교, 이쯤 되면 하트 뿅뿅입니다.

 

리셉션에 총집결한 日 정치권… 무슨 의미일까?

이날 리셉션에는 무려 4명의 전·현직 일본 총리가 참석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 스가 요시히데, 하토야마 유키오까지… 뿐만 아니라 외무·재무·관방 등 7명의 주요 각료, 문부과학·총무 등 4개 부처 차관까지 총출동했습니다.

 

이건 단순한 ‘축하 파티’가 아니라, 이재명 정권과의 외교적 신뢰 구축을 위한 일본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시그널입니다.

 

양국 여론 변화가 정책을 움직인다

2023년 윤석열이 셔틀외교를 재개한 이후, 양국의 상호 방문자 수는 급증했습니다.

2015년 500만 명 수준이던 것이 2024년엔 1200만 명을 넘었습니다.

 

이제 한일관계는 외교부 장관과 대사들만의 일이 아닙니다.

민간 교류와 국민감정의 변화가 외교 정책을 견인하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다음 스텝은? “위기관리 능력”

관계 개선의 분위기는 긍정적이지만, 언제나 외교는 ‘다음 위기’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역사 문제, 독도 영유권, 군사 정보 공유, 방사능 오염수 등 언제든 악화될 수 있는 이슈들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현안을 둘러싼 충돌이 있을 때, 극한 상황으로 가지 않게 하는 관리 능력”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말합니다. 이는 곧, 양국 모두가 ‘신뢰’라는 지렛대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의미입니다.

 

맺으며: 한일관계, 진심 어린 외교가 답이다

이시바 총리의 리셉션 참석은 단순한 정치적 제스처가 아닙니다.

그 안에는 미래 세대에게 교류의 바통을 넘기겠다는 의지와,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적 외교 스타일에 대한 신뢰가 담겨 있습니다.

 

한일관계는 결코 간단하지 않습니다.

수십 년의 앙금과 감정, 이해관계가 얽힌 복잡한 사안이죠.

 

그러나 이번 리셉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발짝 다가가자는 두 정권의 진심 어린 선택이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집니다.

 

정치가 다가가지 못한 곳에, 진심과 신뢰가 닿기 시작했습니다.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축사로 본 한일관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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