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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정치

한중정상회담 비핵화에 왜 그렇게 예민할까? 북한의 '개꿈' 반발

by 폴리조커 2025.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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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제2세션에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5년 11월 1일,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중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회담 의제 중 하나는 바로 '한반도 비핵화'.

하지만 이에 대해 북한은 예상보다 훨씬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북한 외무성 박명호 부상은 한국과 중국의 비핵화 논의를 향해 "실현 불가능한 개꿈"이라며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언급

이번 정상회담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한중 정상의 만남이었고, 민생 문제와 함께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구축 문제가 논의 의제로 포함됐습니다. 대통령실은 "민생문제 해결의 연장선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서도 논의하기로 협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발표에 대해 북한은 신속하고 강경한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박명호 외무성 부상은 "한국은 기회만 있으면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들먹이며 우리의 핵보유국 지위를 부정하려 든다"며, "백번 천번 만번 비핵화 타령을 늘어놓아도 결코 실현시킬 수 없는 개꿈"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왜 북한은 '비핵화'라는 말에 발끈할까?

북한의 이 같은 반응은 단순한 불쾌감 이상의 외교적 의도가 담겨 있다고 분석됩니다.

현재 북한은 명실상부한 '핵보유국'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국제사회나 주변국들이 이를 부정하거나 비핵화라는 표현을 사용할 경우, 체제 자체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에 동의하거나 지지를 표명할 경우, 북한으로서는 가장 가까운 우군에게서도 핵 보유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박명호 부상의 발언은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을 겨냥한 외교적 견제 성격도 강합니다.

 

‘개꿈’이라는 단어가 주는 북한 외교의 상징성

북한은 이번 담화에서 이례적으로 격한 표현인 ‘개꿈’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이는 한국의 대통령실 발표에 대한 분노뿐 아니라, 북한 내부적으로도 단호한 태도를 대외에 과시하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과거 북한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의제가 등장할 때도 반발했지만, 이번처럼 중국이 포함된 회담에서는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중 관계가 최근 밀착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비핵화라는 ‘기조’를 유지하거나 직접 언급할 경우, 북한은 이를 심각한 외교적 부담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은 어떤 입장일까?

중국은 공식적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해 왔습니다.

하지만 북중 관계 복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중국이 이번 회담에서 비핵화를 직접 언급할지는 미지수였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번에도 원론적 수준에서 ‘역내 안정’ 또는 ‘핵확산 방지’ 정도의 표현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이 한국에 원자력추진잠수함(핵잠) 개발을 승인한 상황에서, 중국 역시 자국 안보 이해를 고려한 수위를 조절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NPT와 핵잠수함 논란…북한의 반감 이유 중 하나?

이번 정상회담 직전,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개발 추진이 미국의 사실상 승인으로 이어졌다는 소식도 있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우리가 개발·운용하려는 것은 재래식 무장 원자력추진잠수함이며, 이는 핵무기를 탑재하지 않기 때문에 NPT(핵확산금지조약)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이러한 움직임을 ‘핵 확산의 신호’로 간주하며 반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됩니다.

결국, 비핵화 논의와 더불어 지역 내 군사력 재편 흐름에 대한 경계심이 반발로 이어진 셈입니다.

 

북한의 반응, 메시지는 강하지만 수위는 조절

흥미로운 점은, 이번 담화를 김정은이나 김여정이 아닌 박명호 외무성 부상이 발표했다는 점입니다.

이는 의도적으로 반발의 수위를 조절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북한은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면서도, 직접 최고위급 인사가 나서지 않음으로써 외교적 유연성을 남겨둔 셈입니다.

다시 말해, 중국과의 외교 관계를 훼손하지 않으려는 절제된 표현 전략이 담겼다는 것입니다.

 

결론: 북한은 여전히 ‘핵보유국 지위’에 민감하다

북한의 ‘개꿈’ 발언은 단순한 감정 표현이 아닙니다.

이는 핵무장을 통해 확보한 체제 안정과 국제 협상력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강한 메시지입니다.

 

한중 정상회담이라는 외교 이벤트에서조차 비핵화가 의제로 올라오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한 북한.

향후 북중 관계, 한반도 안보 지형, 비핵화 프로세스가 어떤 국면으로 전개될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북한이 ‘비핵화’를 ‘몰상식한 개꿈’이라 표현하는 한, 국제사회와의 접점은 좁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외교 수위 조절을 통해 숨통은 틔우는 전략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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