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획재정부 1급 고위 간부 전원이 사표를 제출하면서 정치권과 경제계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언론은 이를 두고 “경제 컨트롤타워 공백”이라며 우려를 쏟아냅니다.
하지만 정말 이것이 단순히 “위기”일까요?
저는 오히려 이 사태가 그간 행정부 내에서 절대 권력을 누려온 기재부를 정상화하고, 새로운 경제 컨트롤타워로 재탄생할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1. 기재부, 왜 ‘슈퍼부처’라 불렸나?
기획재정부는 오랫동안 대한민국 정부의 실질적 최고 권력 기관 중 하나였습니다.
장관이 경제부총리를 겸임하는 구조 덕분에 예산·세제·재정·국제금융을 한 손에 쥐었죠.
여기에 통계청, 관세청, 조달청 등 외청까지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며 ‘그림자 총리실’이라는 별명까지 따라붙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 예산 권력 – 국회가 예산을 심의한다지만, 사실상 기재부가 짠 판을 그대로 따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 세제 정책 – 서민 증세, 대기업 감세 논란 때마다 기재부는 “재정 건전성”을 내세워 기득권에 유리한 선택을 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 관료 출신 낙하산 – 공기업, 금융권, 국책연구기관에 기재부 출신들이 줄줄이 낙하산으로 내려가며 ‘관료 카르텔’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 경제정책 독점 – 청와대나 총리실마저 기재부의 의견을 넘어서기 어려울 만큼 강력한 조율력을 행사했습니다.
즉, 기재부는 “민주주의적 통제 바깥의 슈퍼부처”로 군림해 왔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습니다.
2. 그간의 ‘횡포’, 국민이 기억한다
기재부의 문제는 단순히 힘이 세다는 게 아닙니다.
그 힘을 어디에, 어떻게 썼느냐에 대한 회의감이 쌓였다는 것이죠.
- 재정 건전성 집착 – 경기 침체기에도 확장 재정을 거부, 국민 고통을 방치했다는 비판.
- 복지 확대 저항 – 기초연금·아동수당·기본소득 논의 때마다 기재부는 “나라 곳간이 비면 큰일”이라며 브레이크 역할.
- 불투명한 정책 결정 – “기재부에서 정했다”라는 말로 많은 정책이 밀실에서 결정됐다는 지적.
- 자기 식구 챙기기 – 기재부 출신 인사들의 금융권·공공기관 독식.
이쯤 되면 국민 입장에서는 기재부가 “국가 경제를 지키는 파수꾼”이라기보다 “자기 권력과 기득권을 지키는 성벽”처럼 보였을 겁니다.
3. 이번 사표, 위기일까 기회일까?
그래서 이번 1급 전원 사표 사태는 역설적으로 긍정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그동안 기재부의 과도한 권력이 문제였다면, 지금은 그것을 내려놓고 진짜 국민을 위한 경제 컨트롤타워로 재출발할 기회라는 거죠.
물론 당장은 불안합니다.
예산안, 세제 개편안, 대외 금융 협상 등 현안이 산더미인데 실무진이 빠져나가면 혼란이 클 겁니다.
하지만 정치적 충격은 단기적이고, 제도 개혁은 장기적입니다.
이번 충격을 계기로 기재부가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4. 기재부 개혁, 무엇이 필요할까?
새로운 기재부가 되려면 몇 가지 변화가 필요합니다:
- 권한 분산 – 예산·세제·금융을 한 손에 쥔 구조를 개편, 견제 장치 강화.
- 투명성 확보 – 정책 결정 과정을 공개하고, 국민적 토론과정을 거쳐야 함.
- 복지와 성장의 균형 – 재정 건전성만 외치는 대신, 서민과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 병행.
- 관료 카르텔 해체 – 낙하산 인사 줄이고, 공정한 인사 시스템 정착.
이런 변화 없이는, 기재부는 다시 과거로 회귀할 겁니다.
“사람만 바뀌고 제도는 그대로”라면 개혁은 껍데기에 불과하죠.
5. 국민이 바라는 기재부
국민이 바라는 기재부는 간단합니다.
경제 위기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고, 서민과 기업이 안정적으로 살아갈 길을 마련해 주는 곳.
정치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권력 유지가 아닌 국민 삶을 우선하는 곳.
이게 우리가 꿈꾸는 “정상적인 경제 컨트롤타워”입니다.
과거의 기재부가 “슈퍼부처”였다면, 앞으로의 기재부는 “슈퍼 국민 서비스 기관”이 되어야 합니다.
맺음말: 기재부, 다시 태어날 때다
기재부 1급 전원 사표 사태는 결코 가볍지 않은 사건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사태를 “위기”가 아닌 “전환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간의 슈퍼부처 횡포를 마감하고, 국민과 시장이 신뢰하는 새로운 기재부를 세울 절호의 기회입니다.
경제는 단순히 숫자와 통계가 아닙니다.
그것은 국민의 삶, 우리 아이들의 미래입니다.
그 삶과 미래를 책임지는 기관이라면, 이제는 권력의 맛을 내려놓고 진짜 일을 할 때입니다.
기재부여, 이제는 슈퍼 권력이 아니라 슈퍼 국민을 위한 컨트롤타워가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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