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총재 선거: 사실상 차기 총리 선출
일본의 차기 총리를 결정짓는 자민당 총재 선거가 2025년 10월 4일 열렸습니다.
의원내각제 국가인 일본에서 집권당의 수장은 곧 총리직을 맡기 때문에, 이번 선거 결과는 곧바로 일본의 새 총리를 의미합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후임을 결정하는 이번 선거는 일본 국내뿐 아니라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에도 큰 파급 효과를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선거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결선투표로 이어지게 되며, 결국 최종 라운드에서 자민당 내 파벌 정치가 다시 한번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출마 후보 5인, 그러나 3강 구도
이번 선거에는 총 5명이 출마했습니다.
▲모테기 도시미쓰 전 간사장,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상이 그들입니다.
하지만 실제 경쟁 구도는 고이즈미 신지로 – 다카이치 사나에 – 하야시 요시마사의 3파전으로 압축됩니다.
일본 언론과 정치 평론가들 역시 1차 투표에서 이 세 후보 중 두 명이 결선으로 오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고이즈미 신지로: 전후 최연소 총리 후보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44세)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로, 이번 선거에서 전후 최연소 총리라는 타이틀을 노립니다. 1981년생인 그는 젊은 세대의 지지를 얻으며 언론과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지난번 도전에서 개혁적 공약으로 보수층 반발을 산 경험을 교훈 삼아 이번에는 과감한 개혁보다는 안정적 리더십을 강조하며 중진 의원들을 대거 영입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인기 정치인이 아니라 실질적 조직력을 갖춘 차세대 리더로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입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첫 여성 총리 가능성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64세)은 ‘여자 아베’라는 별명을 가진 대표적 보수 우익 정치인입니다.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 탄생 가능성으로 주목받고 있으나, 동시에 우익 색채가 짙다는 점은 양날의 검입니다.
특히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독도(다케시마) 관련 강경 발언은 주변국과의 외교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큽니다. 그럼에도 일본 내 보수층에서는 확실한 지지를 받고 있어 결선 진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하야시 요시마사: 안정형 다크호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64세)은 외상, 문부과학상, 농림수산상 등을 두루 거친 관록의 정치인입니다.
선거 막판 들어 안정적 이미지와 토론회에서의 차분한 태도로 지지세를 넓히며 다크호스로 부상했습니다.
다카이치의 보수적 색채를 부담스러워하는 의원들이 하야시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어 결선 구도에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파벌 정치: 결선의 키
일본 자민당의 전통적 파벌 정치가 이번 선거에도 강하게 작동할 전망입니다.
특히 아소 다로 전 총리가 이끄는 아소파(43명)와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의 영향력이 결선에서 캐스팅 보트를 쥘 것으로 보입니다.
고이즈미가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결선에서는 파벌 간 표 몰아주기에 따라 결과가 바뀔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합니다.
한국 외교와 한일관계에 미칠 영향
이번 일본 총리 교체는 한국 외교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특히 누가 총리에 오르느냐에 따라 한일관계의 긴장과 협력의 정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 고이즈미 신지로 당선 시: 젊고 개혁적 이미지를 가진 그는 현실적 외교를 선호할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과의 관계 개선보다는 미국·중국 사이에서의 전략적 외교에 주력할 것이나, 세대 교체를 원하는 분위기 속에서 한일 관계의 리셋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 다카이치 사나에 당선 시: 역사·영토 문제에 있어 강경 우익 노선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독도 문제, 위안부 및 강제징용 이슈 등에서 양국 간 갈등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크며, 한일 관계는 경색될 확률이 높습니다.
- 하야시 요시마사 당선 시: 외교 경험이 풍부하고 온건한 태도를 유지해온 만큼, 한국과의 갈등을 최소화하고 실리를 중시하는 외교를 펼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을 매개로 한 한일·한미일 협력 강화가 더 진전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이번 선거는 단순히 일본의 차기 리더를 결정하는 문제가 아니라, 향후 몇 년간 동북아 정세와 한일 외교 관계의 방향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입니다.
맺음말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는 ‘전후 최연소 총리’냐, ‘첫 여성 총리’냐, 혹은 안정적 중도 다크호스의 약진이냐를 가르는 중요한 순간입니다. 누가 당선되든 일본은 새로운 리더십 아래에서 국내외 과제를 풀어가야 합니다.
우리 한국으로서도 일본의 리더십 변화에 따라 대일 외교 전략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일 관계는 여전히 역사 문제와 경제·안보 협력이라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이번 총리 교체는 한국 외교에 있어 커다란 도전이자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일본 정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 고졸 연봉 5600만 원 시대, 한국이 주목해야 할 이유 (0) | 2025.09.17 |
---|---|
이시바 총리 사임과 차기 일본 총리 후보, 한일 관계에 미칠 파장은? (1) | 2025.09.07 |
일본 참의원 선거 결과: 자민당의 참패와 우익 정치의 부상 (4) | 2025.07.22 |
日 자민당 도쿄도의회 선거 참패, 일본 정권의 위기인가? (2) | 2025.06.23 |
이시바 총리 ‘깜짝 참석’이 말해주는 한일관계의 신호 (2) | 2025.06.21 |